11주차. 라자냐(Lasagne)

1. 듀럼밀(Durum)과 세몰리나(Semolina)

 


파스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듀럼 밀과 세몰리나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듀럼밀은 오늘날 빵밀 다음으로 소비되는 밀 종류 중 하나로 밀의 4배체 종이다. 일반 밀 다음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는 밀종이지만 전 세계 밀 생산량의 5~8%에 불과하다. 야생 밀이 경작되기 시작하면서 유럽 중부와 동쪽에서 기원전 7,000년 전부터 인류의 식량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듀럼밀은 라틴어로 "단단한"을 의미하며, 서아시아의 어원은 맷돌을 의미한다. 듀럼밀은 모든 밀 중에서 가장 단단한 밀로 단백질과 글루텐 함유량이 다른 종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것이 특징이다. 부드러운 6배체인 빵밀과는 성질이 다르다. 하지만 이런 특성(글루텐 함량이 높은)은 파스타용 밀가루인 세몰리나를 만들며 파스타에 적합하게 만든다. 세몰리나는 주로 파스타 및 쿠스쿠스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듀럼밀은 특별히 강우량이 적은 지역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 대개 벼에 비해 밀이 비가 없어도 잘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듀럼은 다른 밀보다도 강우량에 영향을 덜 받아 300-500mm의 강우량만 있어도 잘 자란다. 그래서 강우량이 부족한 서아시아에서는 가장 중요한 식량이었다. 오늘날 재배되는 듀럼은 거의 대부분 호박 빛이 도는 종으로 다른 종류에 비해 색도 진하고 굵기나 크기도 크다. 노란 빛이 도는 배젖이 있기 때문에 파스타 면발도 노란 빛을 띤다. 낟알이 많이 함유된 세몰리나는 파스타와 빵가루용으로 사용된다.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은 제빵 절반 정도를 듀럼으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라자냐(lasagne)

 

이탈리아 요리의 파스타 종류로 얇고 넓적한 파스타의 이름으로 단어 라자냐(lasagna)는 원래 음식 자체가 아니라 냄비를 가리키는 말이었다고 한다. 라자냐는 넓고 평평한 시트로 만들어진 우리가 생각하는 국수형태의 파스타의 이전의 가장 오래된 유형이다. 이탈리아 요리 소스중의 하나인 라구(다진 고기와 토마토 소스)와 야채, 치즈(리코타, 모짜렐라, 파르메산 치즈), 마늘, 오레가노 및 바질과 함께 조합한 다음 오븐에서 조리된다.

로마시대에 아피시우스(Apicius)의 요리에 관하여(De re coquinaria) 책에 라틴어로 용기(lasana) 또는 냄비(lasanum)를 의미하는 전통적인 라자냐와 유사한 요리가 있었다. 이탈리아인들은 라자냐를 만드는 조리기구를 지칭하기 위해 이 단어를 사용했다. 스페인의 파에야도 음식이름을 뜻하기도 하지만 파에야를 만드는 팬 이름도 파에야라 부른다. 로마 시대에도 애용된 음식으로 키케로가 특히 좋아했다고 한다. 로마의 라쟈냐는 그 이전 그리스 시대에 '라가논(laganon)' 이라는 음식에서 온 것으로, 그리스어로 납작하고 얇은 누룩 없는 빵 을 의미한다. 중세 시대 이탈리아에서 라자냐 조리법에 대한 최초의 조리법은 14세기 초 Liber de Coquina(요리책)에 기록되었다. 라자냐 반죽을 얇게 펴서 삶고 치즈와 향신료를 뿌린 다음 굽는 전통적인 형태의 라자냐와 비슷한 조리법이 나온다.

중세의 주요한 영어권 조리서인 ‘요리의 형태’(Forme of Cury)에도 라쟈냐와 유사한 파스타 시트 사이에 재료를 겹겹이 쌓는 조리법이 기록되어 있다.

근대 이전의 라자냐와 현대 라자냐와의 중요한 차이점은 토마토가 없다는 점으로 토마토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도달한 1492년 이후까지 유럽에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럽 문헌에서 토마토에 대한 최초의 논의는 1544년 Pietro Andrea Mattioli가 쓴 허브(Herbal)에서 토마토 조리법이 나온다.

이태리 중부지방인 에밀리아로마냐에선 '라자냐 알라 볼로네제(Lasagne alla bolognese)가 대표적으로 유명하다. 중북부에선 계란과 밀가루로 만드는 생 라자냐 면을 주로 사용하며, 남부에선 세몰리나로 만든 건 라자냐 면을 주로 사용한다. 이태리의 라자냐는 지역적으로 다양한 스타일로 만들고 있다. 라구에 들어가는 고기의 크기가 큰 라자냐 알 포르노(lasagne al forno_오븐을 뜻함)도 있고, 나폴리의 라자냐 ‘lasagne di carnevale’는 소시지, 작은 미트볼, 삶은 달걀, 리코타와 모짜렐라 치즈를 겹겹이 쌓아 올리고 나폴리 라구소스를 조합하여 만든다.

그리스와 발칸반도 이집트 지역에서는 가지나 감자 또는 호박을 얇게 썰어서 라자냐면 대신으로 조리하는 ‘무사카(moussaka)’라고 불리는 요리가 있다. 기름과 음식의 향을 흡수하는 가지오 감자는 치즈와 고기의 기름을 흡수해 풍미가 좋아진다.

 

3. 라구(ragù)

 

라자냐를 만들기 위해서는 라구(ragù)소스를 필요로 하는데 이탈리아 요리에서 라구는 일반적으로 파스타와 함께 제공되는 고기 기반 소스를 말한다. 이탈리안 라구는 프랑스요리인 라구(Ragout)에서 기원한다. 메인 요리 스튜로 ‘맛을 되살리기 위한(ragoûter)’를 의미하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했다. 영어권에서는 스튜(Stew)고 불린다. 라구(Ragout)는 재료를 약한 불에서 천천히 익히는 것이다. 주요 성분은 고기를 사용하여 준비할 수 있고, 다양한 야채를 넣을 수 있다.

이탈리아 미식 학회인 Accademia Italiana della Cucina는 여러 이탈리안 라구 레시피를 문서화했는데 라구 조리법의 공통점은 고기가 들어 있고 모두 파스타 소스라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라구 볼로네제 소스(ragù alla bolognese)와 나폴리타나 라구(ragù alla napoletana)가 있다. 주요 성분은 고기, 양파, 토마토 소스, 레드 와인, 바질, 라드 또는 올리브 오일이다.

두가지 소스의 큰 차이점은 고기를 사용하는 방법과 소스에 들어가는 토마토의 양이다. 볼로네제 버전은 아주 잘게 다진 고기를 사용하는 반면 나폴리 버전은 큼직한 고기를 사용한다. 북부 이탈리아 지역의 라구 볼로네제는 일반적으로 다진 고기를 볶은 야채와 함께 사용한다.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오리, 거위, 양고기등 다양한 고기와 내장을 포함하고 육수와 함께 우유, 크림 등이 사용된다. 


이탈리아 남부 지역의 라구 나폴리타나는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큼직하게 썰어서 준비하는 경우가 많으며 지역 소시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스튜형식으로 파스타 없이 별도의 코스로 제공되기도 한다. 이러한 요리의 예로는 라구 알라 나폴리타나(ragù alla Napoletana)와 카르네 알 라구(carne al ragù)라고 불린다. 라구 나폴리타나는 건포도, 잣 등을 소스 재료로 추가하여 내용물이 더 풍부해질 수 있으며 라구 나폴리타나는 고기보다는 토마토소스를 많이 사용한다.

라구소스는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은 ‘일요일 그레이비’소스로 불리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라구와 같은 파스타소스가 인기가 높아져 2021년에는 파스타 소스가 대형마트 소스 판매 기준 2위로 간장, 고추장까지 제치기도 했다.

 

4. 프란체스코 레오나르디(Francesco Leonardi 1730~1816)

 

프란체스코 레오나르디는 18세기의 방대한 이탈리아 지역의 미식 전통부터 이탈리아 요리까지를 글로 정리하고 체계화하였다. 전체 6권으로 구성된 이탈리아 요리책 ‘현대의 아피시우스, 모든 종류의 음식을 준비하는 기술’(L'Apicio Moderno, ossia l'arte di apprestare ogni sorta di vivande, 전6권)을 저술했다. 프랑스 요리에서 앙투안 카렘(Antonin Careme)이 프랑스 요리를 집대성 했다면 이탈리아에서는 프란체스코 레오나르디가 이탈리아 지역의 요리를 집대성했다고 할 수 있다.

로마 출신인 프란체스코 레오나르디는 18세기 중반 파리의 리슐리외 추기경의 주방에서 견습으로 시작했다. 리슐리외 추기경은 루이 13세와 14세를 이르는 프랑스 절대왕정을 완성하고 추기경이자 프랑스의 공작으로 재상을 역임했다. 그 후 그는 이탈리아로 돌아와 나폴리왕국의 궁정 요리사로 일하게 되고, 유창한 프랑스어 덕에 루이15세의 궁정 요리사로 임명되다. 이후 러시아의 귀족 전속요리사가 되어 유럽 전역을 여행했으며, 1778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러시아의 로마노프 왕조의 수석 주방장이 되었다. 1791년 그는 로마로 돌아오지만 수많은 귀족들의 수석조리장과 바티칸의 호화로운 연회의 주방장이 되기도 하였다.

1790년 로마에서 출판된 ‘The Modern Apicius’와 1807 ~1808년에 페이스트리 셰프의 기술에 대한 두 권의 책을 저술했다. 18세기말 국가의 개념이 확립되기 전의 이탈리아 지역 요리를 정리하여 전체 6권으로 구성된 이탈리아 요리책 ‘현대의 아피시우스’를 저술한다. 프란체스코 레오나르디는 오늘날 이탈리아 요리의 지배적인 식재료인 토마토를 정기적으로 사용한 최초의 위대한 요리사였으며 파스타와 토마토의 고전적인 나폴리 조합을 정리하였다. 토마토와 양파, 셀러리, 마늘, 바질과 함께 끓인 그의 소스가 오늘날까지도 많은 요리에 사용되고 있다.

 

 

라자냐(lasagne) 만들기

재료


건조 라자냐면                        9장

갈은  쇠고기                           300g

다진 양파                                1/2 중간 크기 (약 3/4 컵)

다진 마늘                                5 쪽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             400ml 

건조 오레가노, 바질                1 작은술 씩

모짜렐라 치즈                        200g

크림치즈                                100g

파마산 치즈                            50g

생크림                                    200ml

올리브 오일                             2 작은술

설탕                                        1큰술

소금, 후추

다진 신선한 파슬리 



만드는 법

 

라구 볼로네이즈

 

1. 냄비에 다진 소고기, 양파, 마늘을 중불에서 잘 갈색이 될 때까지 볶는다.

2. 볶은 다진 소고기에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를 넣고 잘 섞어준다.

3. 향신료 바질, 오레가노, 설탕, 소금과 후추, 다진 파슬리를 넣고 간을 한다.

4. 뚜껑을 덮고 약불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가끔 저으면서 끓인다.

 

라자냐 만들기

1. 오븐을 섭씨 180도로 예열한다.

2. 베이킹 팬에 라구볼로네이즈를 얇게 펴 바른다.

3. 라구소스위에 라자냐 면을 겹치지 않도록 배열하여 올린다.

4. 다시 라구소스를 바르고, 1/2으로 졸인 생크림을 뿌려준다. 모짜렐라 치즈와 크림치즈를 뿌려준다.

5. 다시 라자냐면을 올리고 3단이 될 때까지 반복한다.

6. 쿠킹호일로 덮고 예열된 오븐에서 30분간 굽는다.

*쿠킹호일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려면 호일에 오일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호일이 치즈에 닿지 않도록 한다.

7. 호일을 제거하고 25분 더 굽고, 15분 동안 식힌 다음 서브한다.